MBK·KKR 등 간판 PEF…이미 실탄 쌓고 관망 중

입력 2021-10-04 18:15   수정 2021-10-05 01:47

“뭘 살 거냐고 묻지 마시고, 뭘 팔 거냐고 물으셔야죠.” 최근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대표는 ‘어떤 회사나 업종에 관심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대표의 말은 이젠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팔 때가 됐다는 의미다.

PEF들이 현금화하려는 분위기로 바뀐 건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다. 특히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KKR, 베인캐피탈 등 글로벌 PEF들은 관망세로 먼저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PEF 관계자는 “글로벌 유동성이 많고 증시 환경도 좋은 올 상반기 웬만한 PEF들은 오래전 사들인 기업들을 조(兆) 단위로 제값을 받고 매각했다”며 “금리가 오르기 전 미리 ‘파티’를 끝낸 것”이라고 했다.

MBK파트너스는 올 상반기 중국 물류사인 에이팩스에 이어 두산공작기계를 팔았다. 일본에선 1위 골프장 운영회사인 아코디아넥스트골프도 매각에 들어갔다. 베인캐피탈 역시 최근 보툴리눔톡신 1위 업체인 휴젤을 투자 4년 만에 팔았다. 특히 휴젤은 중국에서 의약품 판매가 본격화하는 시점이어서 매각가격을 더 받을 수 있었는데도 서둘러 정리한 분위기였다. 이들의 매물은 대부분 중견그룹이나 신생 PEF가 받아갔다.

반면 최근 들어 주인을 기다리는 회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들 PEF는 입찰을 자제하는 등 정중동의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KKR은 내부적으론 인프라 투자 외엔 신규 경영권 인수 거래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와 칼라일 등도 최근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실탄이 풍부하지만 공격적 베팅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조성한 5호 바이아웃(기업 경영권 인수) 펀드는 총 규모만 8조원에 달한다. 칼라일도 7조원 규모 아시아5호 바이아웃 펀드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살펴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투자건은 없다.

대표 PEF들이 이렇게 변한 건 PEF들이 즐겨 사용하는 고위험·고수익의 레버러지 투자가 주로 유동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대출과 투자가 금리 인상기엔 줄고, 자칫 이런 시기에 투자가 부메랑이 돼 위험을 자초할 수 있다. 특히 PEF의 ‘돈줄’인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는 이럴 때 대체투자보다 안정적인 전통 투자처 쪽으로 선회한다. 이렇게 되면 매각가에도 영향을 준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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